





젊음의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상처와 허무를 예리하게 잡아내며 현대인의 존재방식에 대해 진지한 물음을 던졌던 소설집 『냉장고』로 주목을 받은 젊은작가 김현영의 첫 장편소설이다. 이 작품은 인간이 폐기물로 처리되고 있는 기계적인 공정에 대해 자세히 묘사하며 인간성을 배제시키는 세상의 모습을 낱낱이 드러낸다. ‘의료 폐기물’이라고 명명된, 태아나기도 전에 세상으로부터 외면당하고 버려져 인생을 살아보지도 못한 채 세상을 부유하는 ‘태아령’을 새로운 화자로 내세우며 이 소설은 현대사회의 비인간성을 고발한다.
이 소설은 현재에서 시작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다가 다시 현재로 돌아오는 역전의 구성을 취하고 있다. 그래서 목차도 6-5-4-3-2-1-7 순으로 정렬되어 있다. 역순 진행을 통해 주인공인 진과 수뿐만 아니라 소설 안의 세상에 내제된 슬픔이 점점 더 극대화되면서 점차 소설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사실적이면서도 시적인 문장으로 처절한 미래의 인간 세계를 이야기한 이 작품을 통해 독특한 소설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