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차 세계대전이라는 불안정한 시대에 태어나 단 두 편의 소설을 남기고 떠난 작가 라디게. 『육체의 악마』는 그가 열여섯 살부터 약 2년 동안 집필한 책으로, 16세 고등학생과 19세 유부녀의 불륜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사랑의 열정 안에 갇힌 세계에서 오로지 심리적 관찰에 초점을 맞추고, 사랑의 감정과 욕망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뛰어난 통찰력을 보여준다.
남편이 전쟁터에 나가 완전한 자유를 얻게 된, 유부녀지만 어쨌든 십대 소녀인 마르트, 그리고 유난히 아들에게는 엄격하지 않게 대하는 아버지를 둔 십대 소년 프랑수아, 그들의 사랑이 그렇게 힘겹고 비극을 향해 치달았던 것은 전쟁이라는 상황에서 십대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지나친 자유가 주어졌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이 소설에서는 잔인한 전투도, 전쟁의 상흔으로 인한 고통이나 신음소리도 들리지 않지만, 전쟁이라는 상황이 훨씬 더 비극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이 소설은 라디게의 자전적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도 화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