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세상 인생이 고되고 힘들기에, 인간은 끊임없이 저 너머의 낙원을 꿈꿔왔다. 이 곳과는 달리 슬픔도 없고 눈물도 없는 곳, 여기보다 훨씬 더 나은 그 곳을 누구나 꿈꾸게 마련이다. 기존 작품을 통해 단단한 구성과 유연한 흐름을 통해 삶을 아득하게 하는 그윽한 깊이 보여준 이병천 작가는 이 작품에서는 낙원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는 '왜 낙원은 어디에도 없는가?', '낙원을 만들어볼 수는 없을까?'라는 질문에 스스로 대답하는 과정에서 이 소설이 태어났다고 말한다.
소설 속 에덴 동산은 모악산(母岳山) 서쪽 능선 아래 금산 땅의 비류동과 황지동 자락의 다솜터 공동체마을이다. 아내와 헤어져 참담한 심사로 시간을 보내던 ‘구문보’는 어느 날 다솜터 마을 촌장으로부터 초청을 받아 모악산 자락 비류동을 찾게 된다. 다솜터 마을은 사업가 서평재가 이상향을 그리면서 건설한 이 곳에서 구문보는 철학을 강의하면서 점점 공동체마을이 추구하는 이상향에 젖어들며 인간 본성의 여러 가지 근원에 대한 고민도 커진다.
남녀가 가정을 꾸리를 것조차 금기시되어 있는 이 곳에서 '선악과'를 따먹는 구문보와 오초혜. 빠져들지 않으려 해도 결국 서로에게 빠져들 수밖에 없었던 구문보와 오초혜는, 어쩔 수 없이 위험한 행복-낙원을 쫓는 인간의 모습을 대변한다. 풀리지 않는 문제를 붙잡고, 시시포스처럼 돌을 굴려올리는 인간의 영원히 미완성일 수밖에 없는, 어쩌면 존재하지 않아서 더 아름다운 낙원의 이야기가 여기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