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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여름


아름다운 여름

<고은주> 저 | eBook21

출간일
2016-05-20
파일형태
ePub
용량
624 K
지원 기기
PC
대출현황
보유1, 대출0, 예약중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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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소개
목차
한줄서평

콘텐츠 소개

이 스튜디오에 처음 들어서던 날의 그 어둠을 기억한다. 한낮의 햇살 같은 조명을 온몸으로 받아내던 데스크, 그 주변을 포위해 들어오는 검은 실루엣, 그리고 나머지 공간을 가득 채우며 말없이 나를 압도하던 어둠…… 그때 그 시간을 기록해둔 필름에 크로마키 기법이 사용된 걸 보면 데스크 뒤에 파란색 배경판이 서 있었던 것이 분명하지만 내 기억엔 감감하기만 하다. 묵직한 카메라와 모니터 따위가 어울려 자아내던 금속성의 분위기 역시 흐릿한 이미지로만 남아 있다. 지금 내 기억 속에 명확하게 떠오르는 것은 오로지 그때 본 빛과 어둠의 선명한 대비뿐이다. 나는 뉴스를 진행하는 당신이 좋습니다. 아무런 표정없이 조금은 도도한 목소리로 기사를 전하기만 하는 당신의 모습이 진짜라는 생각이 듭니다. 수요일 저녁에 보게 되는 당신의 얼굴은 아직 내게 낯섭니다. 풍부한 표정과 함께 밝고 상냥한 목소리로 리포터 역할을 해내는 당신은 내가 모르는 또 다른 사람처럼 여겨집니다. 라디오의 음악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에도 그런 목소리가 나오긴 하지만 조명 아래의 얼굴을 함께 보는 것이 아니어서인지 그건 또 그것대로 당신의 다른 한 모습처럼 여겨지는데 말이지요. “부정하셔도 소용없는 일입니다. 낙인의 흔적이란 원래 그런 것이니까요. 그 흔적을 애써 지우고 다른 생을 살아보려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어떤 종류의 인간에게는 올바른 길이란 원래부터 존재하지도 않기 때문에 그들이 길을 잃고 헤매는 것은 필연이라고 토니오 크뢰거가 말했죠. 저는 아직 작가 지망생에 불과하지만 당신은 이미 방송을 통해서 자신을 드러내며 작가로서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33세의 아침이…… 두렵습니다. 나를 죽이지 못하고 내 두려움을 죽이지 못하고 그 아침을 맞게 된다면 나는 분명 새로운 연대의 새로운 세상에서 유령처럼 떠도는 삶을 살게 되겠지요. 내게 너무도 맞지 않았던 이 세상을 나는 그동안 가까스로 견뎌왔습니다. 새로운 희망, 새로운 연대, 새로운 세상, 앞으로 다가올 그 모든 것은 지금 내게 너무도 벅차게 느껴집니다.

목차

Chapter 01
eBook Information
아름다운 여름
푸른 노트
그의 기록 1
그 여름이 오기까지
그의 기록 2
욕조 속의 마네킹
그의 기록 3
샐비어 꽃
그의 기록 4
마음의 감기
그의 기록 5
인디언 서머
에필로그

한줄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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