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은커녕 방 한 칸조차 버거운 세대
독립 언론 미스핏츠가 타이페이, 홍콩, 도쿄, 서울에서 만난
청춘의 방, 청춘의 삶들
누구든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 ‘내 집 마련’은 일생의 숙원이고 성취였다. 그러나 집은 꿈도 꾸지 못하고, 방 한 칸 마련하는 것조차 버거운 청년 세대가 도래했다.
등록금은 1년에 천만 원에 육박한다. 취업에 필요한 ‘스펙’의 종수가 늘어날수록 이를 준비하는 데 드는 돈 역시 늘어난다. 수도권 대학 원룸의 평균 보증금은 1418만 원, 월세는 42만 원이다. 주거비를 스스로 마련하려면 수업시간보다 긴 시간을 노동해야 한다. 그렇게 얻은 방도 치솟는 주거비에 맞춰 6개월, 1년 단위로 떠돌아야 한다. 주거는 이렇게 청년에게 현실을 벗어날 수 없게 만드는 덫이 된다.
언제든 박스 몇 개에 나눠 담을 수 있도록 인생을 정리한다는 것. 원치 않지만 언제든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 도시에서 안정적으로 공간을 빌릴 자본이 없는 청년은 잠재적 난민이다. 원치 않는 이동을 반복하고, 안전하지 않고 익숙하지 않은 공간을 떠돌면서 소진된다. 불안과 상실을 대가로 꿈을 좇을 기회를 얻고, 질 낮은 생활을 감수하는 상황이다. 268쪽
수치로 드러나지 않는 주거의 조건도 있다. 통학에 다섯 시간이 걸리지만 경기도에 산다는 이유로 신청조차 하지 못하는 기숙사, 기숙사나 공공주택을 늘리려 해도 극렬하게 반대하는 지역 주민, 집 열쇠를 따로 갖고 언제고 방에 들어오는 집주인, 옆방 소음을 늘 듣고 살아야 하는 조악한 원룸…….
이것은 과연 한국만의 현실일까. 벗어날 순 없을까. 20대 독립 언론 미스핏츠는 그 답을 직접 찾기로 했다. 2015년 초 타이완, 홍콩, 일본으로 떠났다. 그곳 청년들의 집을 찾아갔고 이들에게 ‘집은 어떤 의미인지, 무엇이어야 하는지’ 들었다. 타이완 새둥지운동, 홍콩 우산혁명에 참여한 청년 단체도 만났다. 일본에서는 새로운 주거 실험을 하는 긱하우스, 청년 주거자립 지원 단체를 방문했다. 한국에서는 직접 주거 대책 포럼을 열기도 했다. 《청년, 난민 되다》는 이렇게 지난 1년 가까이 직접 겪고 듣고 만난 청년 주거의 절망과 희망에 관한 기록이다.

프롤로그 19
chapter 1 타이완
이 집값은 미쳤다 26
그래서 그들은 변두리로 갔다 35
새둥지운동 그 이후 68
chapter 2 홍콩
주거 지옥 홍콩에서 살아남는 법 90
위너만이 살아남는 공공주택 106
잘 교육된 젊은이들이 떠나는 나라 120
chapter 3 일본1
집이 삶을 삼킨다 130
집값에 치이고, 블랙기업에 치이고 147
인터뷰 | ‘자유와 생존의 집’ 키쿠치 켄·에베 가즈히데 163
chapter 4 일본2
일본에서 만난 청년들 174
삶을 담는 새로운 그릇을 빚는 사람들 195
인터뷰 | 셰어하우스 중개 전문 ‘히츠지 부동산’ 기타가와 다이스케 219
chapter 5 한국의 청년 난민
내게 관 같은 원룸 228
기숙사 전쟁 236
어쩔 수 없는 동거, 셰어하우스 248
주거가 삼킨 현재 그리고 미래 258
끊어진 사다리 아래에서 266
chapter 6 해결의 실마리들
학생 사회에서 내놓은 대안들 280
청년에게 주택을, 주택에 상상력을 292
에필로그 305
감사의 말 312
주석 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