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독] 노벨문학상 필독서 30](/images/bookimg/410823875.jpg)



『인간과 선녀의 이루어질 수 없는 금지된 사랑.
하.지.만. 금기를 깨고 사랑을 하게 되는 수향과 환』
언니들과 함께 인간 세상에 내려 온 수향을 보고 환은 첫눈에 반하게 된다.
“내일 해가 중천에 뜨는 미시(未詩)에 여기 이 자리에서 낭자를 기다리겠소. 내일 낭자가 오지 못하시면 그 다음 날 나와서 기다리고 있겠소. 그 다음 날도 또 그 다음 날도 낭자가 올 때까지 기다리겠소. 날마다 낭자를 기다리겠소. 여기 버드나무 정자 아래서 낭자를 기다릴 것이오!”
[책 속으로]
계속되는 환의 애무에 수향은 정신이 아득했다. 순간, 춘화도에서 보았던 그림이 잠시 수향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남자가 여자의 몸 위로 올라가 벌거벗은 채 서로의 몸과 하나가 되었던 그 그림. 분명 그림 속에서는 발가벗고 사랑을 나누었다. 그런데 지금은? 생각들이 마구 엉켰다. 하지만 환의 뜨거운 입술에서 수향은 사랑이라는 단어를 어렴풋이 떠올렸다.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몸이 가벼워지고 또 불덩이처럼 몸이 뜨거워지며, 또 바람에 흔들리는 가지처럼 온몸이 떨려오는…….
환에게 입술을 맡긴 수향은 가쁜 숨을 내쉬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온몸을 타고 도는 피들이 계속 어딘가에 몰리는 기분이 들었다. 몸속 어딘가가 축축하게 젖어 오며 뜨거워지는 것만 같았다. 몸이 계속 비틀리고 몸속에서 무엇인가가 꿈틀대는 것만 같았다. 이게 무슨 조화인가. 수향은 속으로 소리쳤다.
‘제발, 그만하세요. 제발!’
[중략]
“왜 그러시오? 무슨 일이라도…….”
수향이 입술을 깨물며 대답했다.
“이대로 가면 곧 잡힐 것입니다.”
“다른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환 공자님, 절 믿을 수 있으신지요?”
환이 고개를 끄덕였다.
“믿습니다. 낭자를 믿습니다.”
수향이 크게 호흡을 가다듬고는 산 아래를 휙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럼 달을 가슴에 꼭 안으시지요.”
환은 영문을 몰라 수향을 잠시 쳐다보고는 두 손으로 달을 안아 가슴에 품었다. 갑자기 수향의 한쪽 팔이 환의 허리를 두르는 바람에 환이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뜨자 수향이 명령조로 말을 했다.
“이제 크게 숨을 들이쉬세요. 곧 하늘을 날게 되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