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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의 내부


풍경의 내부

<이제하> 저 | 작가정신

출간일
2013-12-23
파일형태
ePub
용량
380 K
지원 기기
PC
대출현황
보유1, 대출0, 예약중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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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소개
한줄서평

콘텐츠 소개

작년에 서른을 넘긴 ‘나’와 민구는 결혼을 하지 않고 같이 살기로 하고 시골에 집을 얻는다.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지 않고 단순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아는 사람이 전혀 없는 이곳으로 이사를 온 것이다. 건너편에 빈터가 있고 그 뒤로 전나무 숲이 펼쳐져 있는 이 집에 필요한 것은 목욕탕뿐이었다. 그들은 집주인의 허락을 얻어 광으로 쓰였던 곳을 개조해 자신들이 직접 목욕탕을 만들기로 한다. 퇴근 후 없는 시간을 쪼개 벽에 시멘트를 바르고 타일을 붙이며 자신들만의 목욕탕을 만들어간다. 이렇게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나’에게 어느 주말 그 일이 일어난다. 건너편 산 둔덕의 작은 빈터에 한 늙은 남자가 나타난 것이다. 그는 전라의 몸이었고, ‘나’를 의식하고 자위행위를 하고 있었다. ‘나’는 구토증과 함께 두려움을 느낀다. 이 일에 대해 민구는 잘못 본 거 아니냐며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 남자를 ‘나’가 두번째로 본 날은 그 일 때문에 싸우기까지 한다. 결국 둘은 마을사람들에게 알아보지만 아무도 이 마을에 이상한 사람은 없다는 말을 할 뿐이다. 그리고 마침내 민구도 그 남자를 보게 된다. 이제 더 이상 앞산의 전나무 숲은 ‘나’에게 안식을 주지 않았고 숲은 깊고 푸른 것이 아니라 음험하고 위태로웠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집에 있는 낮시간에는 항상 음악을 크게 틀어놓는 일뿐이었다. 그리고 밤이 되면 서울에 살 때처럼 비디오를 밤새 보았다. 목욕탕을 만드는 일도 뒷전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목욕탕의 배수관 공사를 해주겠다고 해놓고 항상 미루기만 하는 ‘천우공사 아저씨’를 읍내로 찾아가 하기 싫다는 아저씨를 겨우 졸라 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낸다.
천우공사 아저씨가 온 날 그들은 비로소 알게 된다. 빈터에 나타나는 남자의 정체를. 그 남자의 이름은 조대완이고, 육군 주임상사 출신이다. 그는 어느 맑은 오월의 대낮에 M16 에이 원 소총을 갖고 집을 나서 길에서 만난 마을사람들을 아무 이유 없이 쏴죽였던 사람이었다. 10분도 안 되는 짧은 사이에 세 명이 사망했고, 네 명이 중상을 입었다. 피해를 입은 마을사람들은 보상으로 땅을 ‘되돌려 받았다.’ 그는 경찰로 넘겨졌으나 감옥에 가지 않고 정신병원에 있다 마을로 돌아왔다. 그리고 집 뒤의 방공호에서 가스폭발 사고로 죽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가 죽은 것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천우공사 아저씨가 다녀간 이후 ‘나’와 민구는 목욕탕에 발도 들여놓지 않는다. 그리고 되도록 집에 늦게 들어가려 애쓰고, 같이 살면서도 여관엘 간다. 그 이후로도 그 남자는 가끔씩 숲 속의 빈터에 나타난다. 그러면 그들은 음악을 크게 틀어놓는다. 여름도 지나고 날씨가 쌀쌀해진 어느 날 그들은 배수관 공사가 끝난 그렇지만 타일은 붙이다 만 목욕탕으로 향한다. 욕조에 물을 틀어놓고 그들은 욕조 안에 몸을 담근다. 그리고 말한다. 봄이 되기 전에 빈터에 전나무를 심어버리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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