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헌군주국 대한제국. 오로지 사랑 하나에 목숨을 건 어머니의 슬픈 모습을 보며 차가운 냉혈한이 될 수밖에 없었던 남자, 창원왕 태무. 장자임에도 권력의 힘에 밀려 뒷자리에 머물러야 하는 비운의 남자, 양현왕 휘서.
이미 정혼자가 있는 태무도, 어린 시절 고마운 은인으로 기억에 남아 있는 휘서에게도 다가갈 수 없는, 세상 무엇 하나도 가진 것이 없는 여인, 율희. 세 사람의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다.
“절대 널 건드리지 않을 생각이다. 난 두희만 내 손에 넣는다면 그 다음은 다 버리고도 살 수 있다. 그러니 네가…….”
“시끄러워!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말이 돼? 이미 내가 한 번 안은 여자야! 그런데 네가 뭐가 부족해서 그 아이 하나한테만 매달리는 거야? 네 집안에서 그걸 가만히 보고 있을 것 같아! 가당치도 않아!”
소리를 버럭 지르자 석휘도 가만히 참고 있지 않고 격양된 목소리로 그에게 소리쳤다.
“그러는 넌! 그녀에게 더 이상 무엇을 해줄 수 있어! 이혼이라도 하겠다는 말이야? 말도 안 돼! 그리고 정궁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 정궁 자리를 그녀에게 줄 거야? 네가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으면서 왜 그녀를 쥐고 놓으려고 안 해! 그건 과욕이고 파렴치야! 그녀를 한 번이라도 깊이 생각해 본 적 있나? 왜 너로 인해 다치고 있는 그녀를 똑바로 보지 않아? 그따위 연애감정이 평생 그녀를 붙잡아 놓을 수 있는 도구라고 생각하나?”